야구선수의 독백
야, 구질구질하게 살지 마라.
야구선수답게 방망이 한방으로
승부를 내는 거다.
허리 힘 모아
허공으로 내리치는
방망이질 한 방
관중석을 향해
시원하게 날아가는 공
목욕탕 수도꼭지
확 틀어버린 홈런
스포츠 신문 1면
승리 세레모니 사진
날마다 꿈꾸며 살아간다.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
돈벼락 맞은
알렉스 로드리게스
신화를 만들어내는 거다.
야박하게 굴지마라.
한가하게 골프공이나 날리는
골퍼가 아니다.
야성의 매력을
한방에 터뜨릴 날
머지않았을 거다.
구구한 변명
야들야들 늘어놓지 않겠다.
똑똑히 봐라.
휘두르는 방망이의 힘을 보고
놀라지 마라.
날마다 큰소리 쳤으나
타석에 들어서면
두 다리 후들후들
헛방망이질만 하다가
보조선수로 밀려나기 몇 차례
내 사전에는 포기가 없다.
난 꿈꾸는 야구선수
구질구질한 내 인생
한방에 날려 보낼 거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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