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오는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전국에서 2026년 을지연습이 실시된다. 올해 훈련에는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중점관리대상업체 등 약 4천여개 기관과 58만여명이 참여하며, 드론 공격과 사이버 공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위기 상황까지 가정한다.
안보 불감증은 안전을 위협한다
아직도 을지연습을 공무원들이 서류를 정리하고 회의를 하는 행정 행사쯤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전쟁과 재난, 테러와 사이버 공격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위기가 발생한 순간에는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 판단하고 대피해 주지 않는다.
평소에 대피로를 모르고, 가족과 연락할 방법을 정하지 않았으며, 가짜뉴스를 공식 정보인 양 퍼뜨린다면 작은 혼란도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은 국가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하는 공동의 책임이다.
올해 훈련은 달라야 한다
올해 을지연습은 국가 핵심 기반시설 피해, 무인기 공격, 사이버 공격 등 현실적인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정부는 기관장 주도의 실제훈련을 확대하고, 평시 행정체제를 전시체제로 전환하는 의사결정 절차와 실시간 사이버 방어훈련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따라서 우리도 훈련을 대충 넘겨서는 안 된다. 기관은 매뉴얼만 읽을 것이 아니라 실제 대피와 연락, 보고와 복구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학교와 직장은 “훈련이니까 괜찮다”는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실제 상황이라는 긴장감으로 참여해야 한다.
국민이 해야 할 일
첫째, 8월 20일 오후 2시에 실시되는 공습 대비 민방위훈련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나 안전한 장소로 신속히 이동하고, 안내방송과 관계기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이날 훈련에서는 주민 대피, 차량 통제, 긴급차량 길 터주기 등이 실제로 진행된다.
둘째, 가족과 비상연락계획을 세워야 한다.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거나 가족이 서로 다른 장소에 있을 때를 대비해 만날 장소와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의 행동순서를 정해 두어야 한다. 물, 상비약, 손전등, 보조배터리 등 기본 비상용품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셋째, 공식 정보를 확인하고 유언비어를 차단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문자와 영상, 자극적인 게시물을 무분별하게 공유하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불안과 혼란을 확산시키고 구조와 대피를 방해하는 위험한 행동이 될 수 있다.
넷째, 긴급차량의 통행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소방차와 구급차가 접근할 때 길을 터 주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시민의 의무다. 단 몇 분의 지연이 누군가에게는 생사의 차이가 될 수 있다.
학교는 안전교육의 출발점이다
학교에서는 을지연습을 형식적인 방송이나 안내문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학생과 교직원이 함께 대피로와 대피장소를 확인하고, 비상연락망과 학급별 인원 확인 절차를 실제로 점검해야 한다.
학생들에게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안보는 군인만의 일이 아니며, 평화를 지키는 힘은 위기 때 서로를 보호할 수 있는 준비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사이버 공격으로 인터넷이 끊기거나 통신이 마비되는 상황을 토의하게 하고, 재난문자와 공식 발표를 구별하는 미디어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참여하지 않는 사회는 약하다
을지연습은 보여 주기식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매뉴얼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면 고쳐야 하고, 대피시설이 부족하다면 보완해야 하며, 기관 간 연락이 원활하지 않다면 훈련 과정에서 즉시 드러내야 한다. 훈련의 목적은 잘한 일을 자랑하는 데 있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실제 피해를 줄이는 데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한 뒤에 “그때 가서 생각하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지켜 줄 수 없다. 오늘 대피장소를 확인하고, 가족과 약속을 정하고, 훈련에 참여하는 사람이 위기 때 자신과 이웃을 지킬 수 있다.
올해 을지연습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하고, 정확히 행동하는 것이다. 안보를 남의 일로 미루는 순간 안전은 무너진다. 이번 을지연습을 통해 우리 모두가 확인해야 할 한 가지는 바로 이것이다.
“나는 위기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에 행동으로 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전승환
학교법인 동광학원 감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Job & Future News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