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이 AI 글래스를 활용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고민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피지컬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디지털 리터러시의 방향을 제시했다.
경기도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은 경기에듀테크R&D랩, 디지털리터러시협회와 함께 경기도공유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한 ‘AI 글래스로 미리 살아보는 미래’를 지난 7월 25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경기에듀테크R&D랩에서 총 16시간 과정으로 진행됐다. 참여 학생 20명 전원이 교육을 수료했으며, 단순히 AI 글래스를 직접 체험하는 수준을 넘어 피지컬 AI가 현실 공간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과정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함께 살펴봤다.
특히 교육의 중심에는 ‘AI 글래스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콘텐츠 접근성’이 놓였다. 생성형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등 디지털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현실 세계의 사물과 공간, 사람의 행동과 상황까지 인식하는 피지컬 AI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정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기존 웹 접근성이 주로 화면에 표시된 문자나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면, AI 글래스는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사물이나 공간, 사람,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이 디지털 화면을 넘어 실제 생활공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들은 직접 AI 글래스를 착용하고 주변 사물과 상황에 대해 질문하면서 AI가 현실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설명하는지를 경험했다. 이후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AI가 제공하는 설명 가운데 이해하기 어렵거나 불필요한 표현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봤다.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시각장애인이 AI 글래스를 활용해 피지컬 AI 리터러시의 개념과 활용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다. 기술 자체의 기능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자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설계하면서 접근성과 포용성을 함께 고민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 마지막 날에는 전맹 시각장애인인 서울대학교 박사과정 김수연 씨가 참여해 학생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고 평가했다. 김 씨는 메타 레이밴 AI 글래스를 통해 콘텐츠를 들어보고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느낀 점을 전달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결과물이 실제 이용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다.
김수연 씨는 학생들의 활동에 감사를 표하면서 AI 글래스가 화면 속 정보를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와 달리 일상생활 속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관련 기술이 더욱 발전해 시각장애인의 실질적인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가 학생들도 기술의 편의성뿐 아니라 기술이 누구를 위해 활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옥빛중학교 3학년 박승찬 학생은 AI 글래스를 직접 사용하면서 예상보다 답답한 부분도 있었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며,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를 실제 필요한 사람이 직접 사용하고 평가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은 피지컬 AI가 일상에 본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기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연구 중인 ‘AI 글래스 기반 피지컬 AI 리터러시 프레임워크’를 학생들의 실제 활동에 적용해 봤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학생들은 AI가 현실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방식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타인의 권리, 정보의 정확성과 표현 방식 등을 함께 고려하며 새로운 기술을 바라봤다.
프로그램을 운영한 디지털리터러시협회 김묘은 대표는 AI가 이제 컴퓨터 화면을 넘어 사람의 시야와 행동, 일상공간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글래스가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인 만큼,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시각장애인을 배려하면서도 비장애인까지 함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안재정 장학사는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이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거나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과 삶의 가능성을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AI 글래스와 피지컬 AI가 미래 사회의 중요한 기술인 만큼 이번 경험과 고민을 이어가길 당부했다.
이번 경기도공유학교 프로그램은 AI 글래스라는 새로운 기술을 직접 경험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교육 과정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학생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시각장애인의 평가를 받는 과정을 통해 기술 활용 능력뿐 아니라 공감과 접근성, 책임 있는 기술 사용에 대한 인식까지 함께 경험했다는 평가다.
피지컬 AI가 의료·복지·재활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AI 기반 보조기술이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건강관리,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 성능뿐 아니라 실제 사용자의 경험과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